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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0일 [대학로 근린생활시설] 관련 인터뷰 복기설계 2022. 3. 21. 02:46728x90
3학년 1학기 첫 프로젝트로 대학로에 근린생활시설을 설계하게 되었다.
지하 1,2층엔 200석 규모의 공연장과 함께 지상엔 상업, 업무시설. 5층엔 주거시설까지 넣어야 하는 다소 현실성 없는 아카데믹한 프로젝트지만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만의 특혜라 생각한다. 하지만 보통 8주간 진행하게 되는 프로젝트가 아닌 6주간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이기에 다소 생각을 구체화시키는데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가 주말 알바를 새로 구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그곳에서 연기를 전공으로 하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나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는데에는 현업의 종사자의 이견이 필요했고 때마침 나타난 그사람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그사람은 흔쾌히 수락했고, 1시간 정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나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건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끔 하는 꽤 파괴적인 1시간이었다. 연극에 대해서 나름 조사를 많이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생각보다도 많은 걸 알려주었다.
건축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대학로와 연기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대학로는 사뭇 달랐다. 다음은 인터뷰 중 나온 주요 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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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연기자로써, 대학로는 '소비와 향락의 거리'인가 '연극거리'인가?
A.'연극거리'이다. 대학로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소비와 향락의 거리로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학로의 연극거리가 보여주는 힘은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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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삐끼는 대학로의 미관을 해치는 요인 중 하나다. 하지만 대학로에서 공생 중인데 삐끼도 대학로의 문화 중 하나로 보는지, 아니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A.대학로의 문화 중 하나로 본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인터파크와 같이 온라인에서 예매하는 것과 삐끼를 통해 보는 것. 이 둘을 통해 볼 수 있는 연극의 종류도 다르다. 삐끼를 통해 연극을 보는 것은 데이트와 같이 '온 김에' 보는 느낌이 강하다. 삐끼는 연극을 접하는데 거리감을 줄여준다.
+티켓박스에 관해서-밖에 설치된 티켓박스는 맛집에서 줄서서 먹는 느낌이다.
위의 답변들은 내가 생각한 것과 정반대여서 다소 놀라웠다. 내가 놓친 포인트는 어떤 부분이었는지,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만 대학로를 바라봤는지, 아니면 대학로가 그렇게 되기를 원했는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추가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내용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요즘은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관객석이 움직이기도 한다. 때로는 관객석이 무대 위에 올라가있기도 하고, 때로는 관객석과 무대의 시선이 일치하기도 한다. 요즘 연극이 추구하는 것은 일상 속의 비일상이다.
나는 무대만이 가변적이고, 무대만을 바깥으로 확장시킬 계획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간과했던 부분은 관객석과 무대와의 관계였다. 관객석이 가변적이라는 사실을 좀 더 빨리 알았다면 더 극적인 설계를 연출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쉬움만이 남는다. 또한 일상 속의 비일상이라는 문구는 내가 추구하는 공연장의 모습과 같아서 크리틱 때 사용할 캐치프레이즈로 괜찮을 것 같다.
인터뷰를 첫만남 때 진행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했던 것보다 연기에 대해 진심이었고, 또 이를 건축과 연계해 설명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오랫만에 대화의 유희를 느낄 수 있었다.
타분야의 사람들과 각자 자신들만의 분야에 대해서 견해를 나누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같은 맥락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알고 있고 이를 통해 대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 또한 좋아한다. 오늘 진행한 인터뷰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대화였고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을 순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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